진화하는 화장품 재료
줄기세포, 뱀독, 봉독, 당나귀 젖, 로열젤리, 대나무수액 등 귀를 의심할 만한 다양한 성분을
사용하고 있는 뷰티 제품들. 화장품을 고를 때 기능이며 성분 등을 꼼꼼히 확인한다고는 하지만
우리가 일일이 확인하고 소화하기엔 벅찰 정도다.
사실 그동안 우리는 어떤 성분이 얼마나 효과가 좋은지 모른 채 사용해왔다.
화장품 성분에도 트렌드가 있다
안티에이징, 미백, 수분 등 화장품 기능에만
트렌드가 있는 것은 아니다. 발효, 천연,
코즈메슈디컬, 줄기세포나 DNA 변형의 고기능성 생명공학 화장품 정도로만 나누던 화장품
성분에도 흐름이 있다.
그동안 특별한 트렌드를 찾기 어려웠던 뷰티
업계에 일대 센세이션을 일으킨 것은 SK-2의
발효 화장품. 순하고 흡수가 빨라 20대부터
50대에 이르기까지, 고가에도 불구하고 전 라인 품절 등의 기록을 생산하며 폭넓게 인기를 끌었다. 그로부터 6~7년이 지난 지금도 친환경 열풍에
힘입어 발효 화장품의 인기는 여전하다.
다음은 줄기세포와 DNA를 변형시켜 피부세포부터 젊음을 찾아준다는 고기능성 화장품들이 그야말로
뷰티 업계의 핫 이슈였다. 피부과브랜드의 코즈메슈티컬 화장품들이 화장품 베스트셀러 순위에 이름을
끼우기 시작했으며, 저가 브랜드부터 고가 브랜드에 이르기까지 '피부 속 세포'라는 문구를 단 제품을
출시했다.
그리고 지금은 우리 가까이에 있는 콩, 미역, 그린 티, 인삼, 허브, 빙하수, 미네랄 등 천연 성분을
활용한 자연 친화 제품이 뷰티 업계를 주도하고 있다. 화장품 속 화학물질에 대한 거부감과
에코 열풍, 늙지 않기 위해 애쓰기보다는 좀 더 자연스럽게 나이를 먹자는 인식이 확산된 결과다.
어쨌거나 2011년에도 친환경, 자연 성분을 사용한 뷰티 제품의 인기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된다.
각 성분별 효능, 피부에 미치는 효과
피부 노화 예방을 의미하며 피부 건강과 미용에 결정적인 효과를 주는 항산화 성분,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대부분의 안티에이징 화장품에는 항산화 제품이라고 표기되어 있다. 항산화 성분은 햇빛으로
인한 손상과 피부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입자들을 중화시켜 피부 톤이 밝아지고 주름이 옅어지는 등
효과가 확실하며 그 효과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아이오페 하면 떠오르는 '레티놀'은 피부 재생에 관여하는 콜라겐과 엘라스틴의 합성을 유도해
피부에 탄력을 주는 성분이다. 주름 감소와 예방, 이미 진행된 노화에까지 효과를 입증하느냐는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이런 안티에이징 성분이 함유된 화장품을 꾸준히 발라온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만큼 명확하다.
엘리자베스아덴의 세라마이드 골드 울트라 리스토러티브 캡슐은 '세라마이드' 성분이 함유된
안티에이징 화장품. 세라마이드는 인간의 피부 속에서만 발견되는 성분으로 벽돌을 고정시키는
시멘트처럼 피부의 가장 바깥에 위치한 각질층에서 각질 세포 하나하나를 단단하게 결합시키는
역할을 한다. 피부 표면을 보호하는 튼튼한 표피막을 형성하게 하며 탄력성을 유지시켜줄 뿐 아니라
수분 상실을 막는 중요한 기능을 한다. 세라마이드는 외부 유해 환경으로부터 보호해 건강한 피부로
가꾸어주고, 즉각적으로 피부를 재구조화해 피부 톤과 피붓결을 눈에 띄게 향상시켜 맑고 부드럽게
가꾸어주는 데 탁월한 효능을 발휘한다.
인체 속 성분의 효능을 극대화시키는 화장품 성분 중 가장 유명한 것이 '콜라겐'일 것이다.
인체를 구성하는 단백질 성분 중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콜라겐은 가장 다양하게
활용되는 성분이다. 몸속에서 직접 생성할 능력이 있지만 수면 부족, 스트레스, 피로,
30대 이후의 노화 등으로 인해 콜라겐 생성 능력보다 분해 속도가 빨라지면서 콜라겐 보충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에서 엄선한 청정 바다의 마린 콜라겐을 주원료로 한
'슈퍼 콜라겐'은 부족해지기 쉬운 콜라겐을 쉽고 빠르게 보충할 수 있는 앰풀형 콜라겐.
콜라겐의 중요성이 워낙 잘 알려지다 보니 보충법 역시 다양하게 제시되고 있는 것이다.
청정 바다 하면 리리코스의 마린 하이드로 앰풀. 콜라겐이 피부 재생이라면 깨끗한 물,
바르는 물은 '미네랄'을 풍부하게 함유해 피부 자생력과 항산화 효과를 높여주고 피부 신진대사까지
원활하게 돕는다. 메이크업 브랜드 NARS의 프로-프라임 스머지 프루프 아이섀도 베이스는
'폴리머'와 '미네랄 파우더' 혼합물과 해양 심층수 및 항산화 효과를 제공하는 '쌀 추출물'을 함유,
예민한 눈가 피부에도 자극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유기농 브랜드로 이미지를 굳힌 이니스프리는 화장품 대부분의 성분을 제주도에서 얻고 있다. '
제주도 바다는 아열대성 남방계 해조류가 많아 다른 지역에 없는 종들도 풍부하게
서식하는 보물섬이다. 해조류는 육상 생물에 비해 고염, 고압의 특수한 환경에 서식해 육상 식물과는
다르게 생명력이 강하며, 다양한 생리활성 물질을 포함하고 있다'는 것이 이유.
바다의 에너지를 듬뿍 담은 인류의 마지막 유기농 보고 제주 '참미역'과 '모자반'은 피부 재생을
도와주는 안티에이징 성분인 비타민 A가 풍부해 바다의 레티놀이라 할 수 있다.
또한 풍부한 미네랄 성분이 더해져 피부 재생을 촉진하고 피부 방어력을 키워준다.
이니스프리 그린 티 라인의 성분인 제주 '녹차'는 죽기 직전에 꽃을 피우고 씨앗을 만드는데,
'한 알의 녹차 씨앗에 녹차나무 한 그루 전부가 들어 있다'고 할 정도로 피부 수분 공급, 피부 정화,
항산화 효과 등이 고농축 함유되어 있다. 보브는 항산화 성분으로 주목받고 있는 '동백꽃' 성분,
즉 예부터 최고급 머리 단장제로 사용했던 동백 오일을 주성분으로 동백꽃 헤어 에센스를 선보였다.
모발에 수분과 윤기를 주어 건강하고 탄력 있는 젊은 머릿결로 돌아가게 해 준다.
한방 성분이 거의 함유되지 않으면서 이름만 한방이라며 한동안 주춤했던 한방화장품이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 더 히스토리 오브 후의 공진향은 침향목의 상처 부위에 모인 나무의 진이
수백~수천 년에 걸쳐 응집된 귀한 결정체라는 '침향'을 사용했다,
수기와 화기의 오르내림을 조화롭게 조절해 신진대사가 원활히 이루어지도록 해 노화로 인해
허해진 기혈을 보하는 한편, 기혈순환과 수승화강을 조화롭게 만들어 피부를 탄력 있고 건강하게
가꿔준다. 즉, 순환이 원활하지 못해 생긴 무너진 얼굴선을 바로잡아 노화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는 뜻.
대부분의 친환경 성분 화장품이 피부에 거의 자극이 없어 어떤 성분을 사용해도 안심할 수 있지만,
화장품을 고를 때 여전히 막막하다면 자신의 피부가 지금 어떤 것을 가장 필요로 하는지 생각해보자. 건조를 해결할 보습인지, 탄력과 세포 재생인지, 미백과 피붓결 개선인지, 지금 피부가 필요로 하는
가장 큰 이유가 화장품을 선택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
진행 | 이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