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관리/질병 없는 삶
폐경기 불면·우울증… "자신감 회복이 우선이죠"
leehe2359
2009. 8. 25.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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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경기 불면·우울증… "자신감 회복이 우선이죠"
여성 갱년기 '리얼 토크'
고혈압·당뇨 없어야 호르몬제 사용 권장 유방암 걱정되면 식물성 에스트로겐 복용 - ●김경숙(53·경기 분당): 요즘 생리가 있다 없다 한다. 갑자기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턱
- 막히는 증상이 나타나곤 해 계산대 앞에서 줄 서서 기다려야 하는 대형 마트에도 거의 가지
- 않는다. 호르몬 주사를 맞아볼까 생각도 해봤지만 동생이 유방암을 앓은 적이 있고 본인도 1년 전
- 유방에 양성 종양이 있다는 진단을 받은 적이 있어 망설이고 있다.
●김용숙(50·서울 신내동): 얼굴이 확확 달아오르고 덥다. 언니가 폐경기 때 우울증으로 심하게 고생하는 모습을 지켜본 적이 있어 본인도 그렇지 않을까 걱정이다. 태반주사, 오메가-3 등 - 폐경기에 좋다는 것에 대한 소문은 많이 듣고 있지만 과연 효과가 있을지 궁금하다. 자궁 근종이
- 있고 갑상선질환을 앓고 있다.
한국 여성의 평균 수명은 82.4세. 여성들의 평균 폐경 연령 51세를 빼면 31.4년. 여성들에게 - 폐경 이후의 삶은 인생 전체의 38%나 차지한다. 이 때문에 폐경이 '여자로서 끝'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에게 제2의 삶의 시작을 의미한다는 주장들이 나오고 있다. 폐경기를 맞은 여성
- 두 명이 순천향대병원 산부인과 이임순 교수를 만나 폐경에 대한 솔직하고 유쾌한 대화를 나눴다.
- ▲ (왼쪽부터)김경숙ㆍ김용숙씨, 이임순 교수. 이임순 교수가 폐경기 여성의
- 건강과 호르몬제 이용 시 주의할 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 김경숙: 요즘 우울하고 예민해져 가족끼리 다툼도 잦아졌어요. 폐경이 오면 원래
- 우울해진다는데… 우울증 약이라도 먹어야 될까요?
이임순: 폐경이 되면 여성호르몬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불면증, 우울증, 불안감, 기억력 감퇴 등이 - 생길 수 있습니다. 폐경기 즈음에는 보통 자식들은 커서 직장 생활을 할 때고, 남편도
- 자리를 잡아 사업 등으로 바쁜 때죠. 혼자 집에 남게 돼 그에 따른 허전함이나
- 상실감이 커질 수 있어요. '빈둥지 증후군'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마음이 울적해 우울증,
- 알코올 중독에 빠지는 경우도 있죠. 병원에서는 에스트로겐이 심리적인 증상도 경감시키므로
- 호르몬 요법을 먼저 시도해 봐요. 다만 폐경기 여성이 그 전부터 우울증이 있었다면 호르몬
- 요법과 항우울제를 같이 처방하기도 합니다.
김용숙: 코고는 소리도 듣기 싫을 정도로 남편이 귀찮을 때가 있어요. 각방이라도 써야 - 하나요?
이임순: 여성호르몬이 결핍되면서 질이 위축돼 폐경기 여성은 성생활 시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 많아요. 안드로겐도 감소하면서 성욕도 감소하고요. 그러나 무엇보다 중년 이후에 피부
- 주름살, 뱃살이 늘어나면서 자신이 더 이상 매력이 없을 것이라고 지레 짐작하고
- 자신감을 잃는 경우가 더 많아요. 운동 등 자기관리를 통해 자신감을 되찾는 것이
- 우선이고요. 질에다 바르는 에스트로겐 크림이나 질정제 등을 이용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김경숙: 1년 전 유방 양성종양 진단을 받았어요. 호르몬제를 써보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이임순: 유방암이 걱정돼 호르몬제를 이용하지 못하면 보조적으로 사용하는 식물성 에스트로겐 - 제제를 복용하는 것도 괜찮아요. 그러나 너무 오래 복용하는 것보다 증상이 심한 시기에만
- 먹는 것이 좋아요. 갱년기 증상도 없는데 미리 약을 복용할 필요는 없고요. 간혹 호르몬제나
- 건강기능식품으로 폐경을 늦출 수 있다고 얘기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현재로선 폐경을
- 늦출 방법은 없습니다.
김용숙: 친구가 태반주사를 맞는데, 피부도 탱탱해지고 피로감도 덜 하다고 하네요. - 효과가 있는 걸까요?
이임순: 의사 중에 태반 주사의 효과를 인정하는 사람도 있긴 합니다. 하지만 태반제제들은 - 고온에서 오랫동안 가열한 것인데 호르몬이 얼마나 남아있을지 의심스럽고, 먹어서 효과가
- 있는지도 미지수에요. 사람에 따라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날 수 있고, 과연 비용 대비
- 효과가 얼마나 있을 지도 모르는 상태고요. 현재 대한폐경학회에서는 태반주사를
- 권장하지 않습니다.
김용숙: 호르몬제를 이용할 때 주의할 점은요?
이임순: 호르몬제는 폐경기 증상이 있으면서 고혈압, 당뇨병 등 다른 질환이 없는 사람이 5년 정도 - 사용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과거에는 무조건 호르몬제를 쓰라고 했지만 최근에는 자신의
- 상태에 따라 호르몬제를 선택해 사용하는 것이 좋아요. 생리가 이제 막 끊겨 생리를
- 연장하고 싶은 사람은 프로게스테론과 에스트로겐 합성제제를 쓰고, 자궁 적출을 한 사람은
- 에스트로겐 제제만 사용해요. 최근에는 에스트로겐의 영향을 받는 유방, 자궁을 피해
- 선택적으로 필요한 곳에만 에스트로겐 효과를 나타내는 호르몬제, 이뇨작용이 있어 체중
- 증가를 방지하는 호르몬제 등도 나와 있습니다.
김용숙: 폐경 후 조심해야 할 병이 있나요?
이임순: 여성호르몬은 그 자체가 동맥경화증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폐경 후 여성호르몬이 - 감소하면서 고혈압, 뇌졸중, 심혈관 질환의 발병율이 높아집니다. 또 체내 칼슘이 많이
- 빠지므로 골다공증도 조심해야 합니다. 골밀도 검사, 부인과 진찰, 유방검진, 자궁경부암
- 검사, 갑상선 호르몬 검사 등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김경숙: 폐경기 여성들에게 좋은 음식과 운동이 있나요?
이임순: 에스트로겐 함유가 높은 콩류, 버찌, 사과, 양파, 승마, 당귀, 인삼 등을 먹으면 폐경과 - 관련된 증상을 경감시키거나 호전시킨다는 보고들이 있습니다. 다만 아직 의학적인 근거가
- 다소 미흡한 편이기는 합니다. 운동은 달리기, 걷기, 근력 운동, 춤추기 등이 좋아요. 운동량은
- 자신의 최대 운동능력의 60~70% 정도가 적당하며 80%가 넘는 운동은 권하지 않습니다.